[투자자 Vs. 펀드 수익률] 투자 수익률이 펀드보다 못한 이유…잘못된 타이밍
투자자들의 ‘마켓 타이밍’이 꾸준한 투자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최근 발표된 모닝스타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뮤추얼 펀드, 상장지수형펀드(ETFs)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7.7%를 기록한 반면,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투자자들은 해당 펀드들의 자체 수익률에 비해 약 22%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모닝스타의 연구보고서 내용과 그 함의에 대해 알아본다. ▶투자자와 펀드 수익률 차이 모닝스타 보고서가 지적하고 있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달러가중수익률(dollar-weighted return)과 시간가중수익률(time-weighted return)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달러가중수익률은 이른바 ‘투자자 수익률’이다. 보고서가 성적이 나빴다고 지적한 부분이 달러가중수익률, 즉 투자자 수익률이다. 반면 펀드 수익률은 시간가중수익률이다. 달러가중수익률은 자금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이 반영된 수익률이고 시간가중수익률은 자금흐름과 무관한, 특정 기간 중의 성적을 뜻한다. 대부분 투자자는 수익률에 대해 굳이 이렇게 나눠 생각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자연스럽게 달러가중수익률로 본인의 투자성적을 내면화한다. 다만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거나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돈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과 무관한 수익률은 쉽게 말해 펀드의 순수한 투자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펀드의 수익률을 말할 땐 일반적으로 자금이 더해지고 빠지는 것과 무관한 시간가중수익률로 얘기한다. 우리가 펀드의 설명서 등에서 보는 수익률 추이는 바로 이 시간가중수익률을 나타낸 것이다. 투자자 수익률이라 불리는 달러가중수익률이 펀드 수익률인 시간가중수익률과 어떻게 다른가. 예를 들어 생각해 보면 쉽다. 투자자가 매년 초 1000달러씩을 어떤 펀드에 넣었다고 하자. 첫해와 둘째 해 각각 10% 수익을 냈고, 세 번째 해 10% 손실이 났다. 이때 펀드 자체의 연평균 수익률은 계산하면 2.9%다. 하지만 이를 금액가중수익률로 계산하면 마이너스 0.4%가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들어간 총액 원금보다 계좌 잔액이 줄어든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10% 수익이 났던 첫 두 해의 금액보다 손실이 10% 난 세 번째 해 금액이 더 컸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당연히 이 결과를 알고 있다. 계좌 잔액을 보면 분명히 들어간 총액보다 적은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실이 났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투자자 수익률이다. 달러가중수익률을 투자자 수익률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것이 투자자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보이는 수익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 자체의 수익률은 연율 평균 2.9%를 기록했다. 펀드는 수익을 냈는 데 투자자는 손해가 났다. 달러가중수익률과 시간가중수익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결과일 것이다. ▶투자자 수익률이 낮았다 의미는 달러가중수익률인 투자자 수익률이 낮았다는 것은 결국 돈이 들어가고 나간 타이밍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위의 간단한 예에서 본 것처럼 손실이 날 때 투자에 들어가 있던 자금이 수익이 날 때 투자되고 있던 자금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이는 곧 들어가야 할 때 나갔고 나가야 할 때 들어가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은 ‘마켓 타이밍’을 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매우 단순화한 결론이기는 하지만 모닝스타도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펀드의 유형, 섹터, 주식형, 채권형 등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고, 특별히 투자자들이 더 고전한 유형의 펀드들도 있다. 이 중 유의미한 결과들은 수동펀드에 비해 능동펀드를 활용했을 때 투자자 수익률의 뒤처짐이 덜했고, 저비용 펀드를 썼을 때 투자자 수익률이 더 낮았던 것으로 나왔다. 변동성이 낮은 분산 포트폴리오를 활용했을 경우도 투자자, 즉 달러가중수익률이 본 손해가 적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분산과 변동성 관리 중요 보고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분산투자 원칙이다. 너무 많은 펀드를 쓰는 것보다 유의미한 몇 가지 분산펀드, 혹은 분산 포트폴리오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자가 직접 사고팔며 분산할 필요가 없고 ‘리밸런싱’도 사실상 자동화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도 피할 수 있게 된다. 지금 잘 나가는 펀드를 사고, 뒤처져 있는 펀드를 파는 것이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실수다. 실은 반대로 해야 하지만 이를 투자자들이 직접 수행하기는 쉽지 않다.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용되는 분산펀드나 포트폴리오는 이런 편향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다음은 변동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잘 나가는 것 같은 섹터나 펀드, 종목 등을 보면 이런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모닝스타 보고서는 변동성이 높은 특정 분야에 치중한 경우 투자자 수익률이 가장 열악하게 나왔던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펀드 수익률과의 편차가 가장 컸다는 뜻이다. ▶단순함이 좋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너무 완벽한 투자전략을 찾으려고 하는 것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반적인 분산투자 펀드나 투자 포트폴리오들이 더 좋은 결과를 냈다. 학계나 이론상 환영받는 스타일, 색다르고 특별한 대체자산 등을 쫓는 것이 투자자 수익률을 높게 해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포트폴리오 이론상 필요한 다변화 요인들로 강조되고 있는 신흥시장, 소형주 등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변동성을 높이고, 투자자 수익률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너무 복잡하게 접근하기보다는 단순한 접근법이 장기적으로는 더 유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비용에 집착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이 낮은 인덱스 펀드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 수익률을 개선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용에 집착하면서 오히려 잘못된 ‘타이밍’의 폐해에 노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에 민감하다. 수익률은 당연히 중요한 고려사항이지만 문제는 늘 최근의 유행을 좇는다는 데 있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특정 펀드, 시장, 종목 등의 뒤를 쫓는 형태의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현명하다. 능동적으로 관리되는 분산펀드나 포트폴리오 전략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투자자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email protected]투자자 Vs. 펀드 수익률 수익률 타이밍 투자자 수익률이라 펀드 수익률 연평균 수익률